[OSEN=손남원 기자]요즘 스타들의 높은 출연료가 자주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한국영화 개봉작 10편 가운데 9편이 적자를 내는 등 수익률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까닭이다. 한마디로 '스타가 이름값을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비싼 출연료와 높은 지명도 만큼의 자기 몫을 제대로 하는 스타들은 누구일까?
첫 손가락에 꼽힐 배우는 전도연이다. 출연작마다 거의 기복없는 흥행 수위를 기록했고 작품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배우로서 자신이 출연할 작품을 고르는 안목이 높고 까다로운 덕분이다. 1997년 한석규와의 스칠듯 말듯 이어지는 아련한 로맨스 '접속'으로 기분좋게 스타트를 끊었다. 다음해 박신양과의 '약속'도 흥행에 성공했고, 1999년 '내 마음의 풍금'은 이병헌을 파트너 삼아 그녀의 연기력을 한껏 뽐냈다. 같은 해 극중 남편 역할의 최민식을 두고 당당하게 바람을 피웠던 '해피엔드'도 나왔다.
2000년에는 설경구의 성공한 로맨스 영화로 꼽히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로 이어진다. 드디어 한 해 쉬고 2002년 류승완 감독의 액션 느와르 '피도 눈물도 없이'를 찍었다. 이혜영과의 여성 투톱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와 '인어공주'(2004), 그리고 '너는 내운명'(2005)까지 전도연의 연기 열정은 쉴 틈없이 뿜어져나왔고 관객들은 꾸준히 성원을 보냈다.
2007년에 그녀의 지난 성과는 '밀양'으로 응축돼 한꺼번에 보상받았다.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이창동 감독의 다소 난해한 이 영화는 전국관객 170만명을 동원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전도연의 영화 속 남자 파트너는 이름 그대로 톱스타 명단이다. 한석규 박신양 이병헌 최민식 설경구 배용준 박해일 황정민 송강호.....올해는 새로운 충무로의 기대주 하정우와 '멋진 하루'를 준비하고 있다.
전도연에 필적할만한 남자배우를 찾기는 어렵다. 대부분 출연작의 흥행 굴곡이 심하고 가끔 혹평을 받는 졸작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황정민 조승우 송강호 등이 다소 돋보이는 축이다.
황정민은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깊은 인상을 심어준 후 2003년 '바람난 가족' 출연으로 연기파 대열에 자리잡았다. 톱스타로서의 본격적인 필모그래피는 2005년 '너는 내 운명'으로 시작됐고 이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사생결단' '행복'이 내리 성공을 거뒀다.
올해는 이번 주말 '말아톤' 정윤철 감독의 화제작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오래만에 국내 스크린에 컴백하는 전지현과 호흡을 맞춘 영화로 시사회에서 그의 신들린 듯한 연기에 찬사가 쏟아졌다.
조승우는 뮤지컬에서 연전연승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달리 영화 쪽으로는 의외로 흥행 고전을 면치못했다. 1999년 데뷔작 '춘향전'이 그랬고 '후아유'(2002), 'YMCA야구단'(2002) '하류인생'(2004) 등도 마찬가지.
흥행 물꼬는 2003년 '클래식'에서 조금 터지는 가 싶더니 2005년 '말아톤'에서 봇물이 터졌다. 연인 사이였던 강혜정과의 멜로 '도마뱀'(2006)으로 잠시 주춤하나 싶더니 그 해 추석 '타짜'로 다시한번 홈런을 쳤다.
설경구 최민식과 함께 40대 연기파 배우의 기수인 송강호는 '살인의 추억'(2003) 대박에 이어 한국영화 최다관객 영화 '괴물'(2006)을 추가했고 지난해 '우아한 세계' '밀양'으로 성적을 올렸다. 올해는 김지운 감독의 블록버스터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개봉준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