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 철분결핍 두뇌발달 저해시켜
장기 추적조사로 상관성 입증 주목할만
유아기의 철분결핍이 두뇌발달을 저해하거나, 지연시키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임을 유력하게 시사한 장기 추적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중남미 코스타리카에서 추적조사 작업을 진행한 결과 유아기 때 철분결핍에 노출되었던 어린이들의 경우 그렇지 않았던 대조그룹에 비해 인지기능 테스트에서 크게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

  미국 미시간대학 의대 부속 성장발달센터의 벳시 로조프 박사팀(소아의학)은 '소아·청소년의학誌'(Archives of Pediatrics & Adolescent Medicine) 11월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 아동기의 철분결핍이 사고력·학습력·기억력 등의 인지기능 저하와 상관성을 시사한 연구사례들은 이전에도 발표되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게다가 오늘날 전 세계 어린이들 가운데 5분의 1 내지 4분의 1 정도가 철분결핍성 빈혈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빈혈 증상을 보이지 않은 철분결핍을 보이는 어린이들은 이 보다 더욱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빈곤층, 소수민족, 이민자 등에서 철분결핍이 다빈도로 눈에 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편 로조프 박사팀은 철분결핍과 사회경제적 지위가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코스타리카에서 총 185명의 도시지역 어린이들을 충원한 뒤 이번 조사작업을 진행했었다.

  조사대상 어린이들은 처음 연구가 착수되었던 지난 1983년 7월부터 1985년 2월에 이르는 기간 중 평균 생후 17개월(12~23개월 사이)이 지난 상태였다. 이들 가운데 87명은 중산층에 속했고, 98명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그룹의 일원이었다. 아울러 만성적인 철분결핍(헤모글로빈 농도 10.0g/dL) 아동의 62%와 철분을 충분히 섭취한 그룹(헤모글로빈 수치 12.0g/dL)의 49%가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부류에 속하는 이들이었다.

  로조프 박사팀은 처음 연구에 착수하던 시점에서 이들의 철분결핍 상황을 면밀히 스크리닝한 뒤 5세, 11~14세 사이, 15~18세 사이 및 19세에 도달한 시점에서 각각 인지기능 테스트를 반복했다.

  그 결과 유아기 당시 철분결핍을 보였던 어린이들은 설령 3개월 동안 철분보충제를 섭취토록 했더라도 철분 수치가 정상적이었던 대조그룹에 비해 테스트 점수가 저조하게 나타났음이 눈에 띄었다.

  가령 중산층 아동들의 경우 처음 인지기능 검사를 행했을 때 철분결핍 그룹에서는 평균 101.2점을 보인 반면 충분히 철분을 섭취한 그룹의 경우에는 이 수치가 109.3점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 수치는 두 그룹이 19세 도달한 시점까지 8~9점의 격차를 유지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그룹에 속했던 아이들의 경우 처음 인지기능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는 철분결핍 그룹의 점수가 93.1%, 충분한 철분섭취 그룹에서 102.8점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들이 19세에 도달한 시점에서는 점수가 각각 70.4%와 95.3%로 나타나 무려 25점의 격차를 내보였던 것으로 파악되어 눈길을 끌었0다.

  로조프 박사는 "이 정도의 점수차이라면 학습성취도와 성장 후 직업선택 등에서 상당한 격차로 귀결될 만한 수준의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유아기의 철분결핍은 사전에 예방하거나, 적기에 치료하는 등 시급한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조프 박사는 결론지었다.

  그는 또 이번 연구에서 도출된 결론과 관련해 "마치 눈덩이 효과(snow effect)와도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유했다. 유아기에 충분한 철분섭취로 초기에 두뇌를 발달시킬 경우 나중에 더 큰 성과의 도출로 귀결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게 로조프 박사의 설명이다.
기능식품신문 이덕규 기자
입력 2006.11.13 02:49 PM, 수정 2006.11.13 02:51 P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