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설탕=정신건강의 적




⑧ 음식과 마음
음식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기 시작되면서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들에 대해 관심이 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이 우리의 몸의 건강뿐 아니라 정작 정신 건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간과하기 쉽다.
한의학에서 음식을 바라보는 관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음식과 약물이 다른 것이 아니라 음식이 곧 약물이요 약물이 곧 음식이라는 개념으로 식품 속에 숨어 있는 커다란 약용가치를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뇌는 실제적으로 음식, 약, 그리고 독소 등에 매우 민감하다. 음식 첨가물은 단순히 우리 몸의 건강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상당한 부작용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카페인은 우리의 마음을 포함한 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광범위하게 연구되었고 잘 알려져 있다. 자극제로 알고 있는 카페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매우 다양한데 특히 우울해지기 쉬운 경향의 사람들은 카페인에 민감한 편이다. 몇몇 연구들은 우울한 사람들은 상당히 높은 양의 카페인을 섭취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정제된 설탕이 카페인과 합해질 때 증상은 더 심해진다. 이유없이 우울함을 느끼고 잠을 많이 자도 피곤하고 대부분의 시간이 유쾌하지 못하다고 보고한 사람들의 음식에서 카페인과 설탕을 제거했을 때 참여자들은 실제적인 개선을 보고한 예도 있다.
혈당 급격히 변화시켜 우울감·짜증 늘고
집중력 떨어져 정제안된 탄수화물 먹어
두뇌건강 지켜야

음식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유는 음식 속에 들어있는 당이 뇌에서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증가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뇌에서 세로토닌의 활동이 증가하면 차분하고 편안해진다. 반대로 이것이 감소하면 불안과 짜증이 늘어나고 감정조절이 불안해진다. 다이어트를 하면 몸에 영양분이 부족하니까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게 하기 위해서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세로토닌이 감소된다. 다이어트를 할수록 짜증이 나고 우울해지는 것도 바로 이 세로토닌이 감소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시적인 만족을 위한 음식의 선택은 장기적으로 볼 때 신체와 정신의 건강면에 있어서 지속적인 악순환을 가져오게 된다.
자연에서 얻는 음식인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은 화학구조가 그것의 일부만 그리고 천천히 소화되게 하는 복합적이고 질긴 섬유질을 포함하고 있다. 이런 탄수화물은 사람이 고단백, 저탄수화물의 식사를 먹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느리고 서서히 혈당과 인슐린 수치를 올린다.
그러나 설탕과 같은 단순당은 혈당을 급격하게 상승시키고 또 다시 급격하게 떨어뜨려 뇌로 들어가야 할 연료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모든 정신적, 육체적 능력을 조절하는 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짜증과 신경질이 늘게 되는 것이다.
열량의 공급원으로서 탄수화물을 말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복합당질과 함께 서서히 생리적으로 조절이 가능한 수준으로 혈당이 공급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음식을 선택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음식의 질이다. 음식의 질은 일반적으로 맛이나 냄새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질이란 자연의 소재로 구성된 음식일수록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흔히 체중감량을 한다고 하면 음식의 질을 떠나 양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 중에 섭취하는 칼로리와 소비하는 칼로리를 계산하고 체중계상의 체중에 일희일비 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잊게 되기 쉽다. 먹을 것이 풍족하여 손만 내밀면 쉽게 먹을 것을 찾을 수 있는 시대에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은 영양소의 균형이 깨져있고 비타민과 무기질 같은 미량원소들이 결핍되어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으며 특히 잘못된 체중감량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비만한 사람들에게 있어 이러한 불균형은 더 쉽게 발견된다.
우리의 뇌는 사람이 하루 중 사용하는 열량의 20%를 사용하고 있다. 뇌는 그 에너지 소모를 통해 정상적인 정신활동과 육체활동을 조절하게 된다. 뇌에 어떻게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당분을 보내줄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이다. 양질의 음식을 선택하고 적절한 복합탄수화물의 섭취로 안정적으로 혈당을 유지하는 것에는 충분한 단백질을 복용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매일매일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들은 어떤 음식을 선택하는가 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의 정신활동을 건강하게 하고 하루하루의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줄 수 있다는 사실은 스트레스와 정신적인 피로도가 많은 현대인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mysong@khm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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