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통계청 발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수명은 80.44세, 남성은 73.38세다. 영아사망이나 교통사고사망 등이 평균치를 크게 깎아내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보통 사람의 수명은 이를 훨씬 웃돌아 이제 웬만하면 90, 100세를 사는 시대가 됐다.

그러나 건강에 대한 아무런 계획도 준비도 없이 고희(古稀)를 넘어 희수(喜壽)와 미수(米壽)를 사는 2005년의 노인들은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심장병 등의 병들을 줄줄이 껴안은 채 병약한 노년을 살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65세 이상 노인 환자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1인당 평균 4.06개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평균 6.4종의 치료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장수의 축복을 향유하기 위해선 노년의 건강을 대비하는 헬스테크가 필요하다. 젊은 나이에 연금이나 보험에 가입해야 보험료가 싸듯 헬스테크도 가능한 한 일찍, 30대부터 시작해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늦으면 늦을수록 ‘보험료’가 비싸지므로 40대이든 50대이든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첫째 타깃은 혈관이다. 혈관이 막히거나 딱딱해지면 치명적인 심혈관질환(협심증·심근경색 등)과 뇌혈관질환(뇌경색·뇌출혈 등)이 생긴다. 치매도 절반 정도는 뇌졸중 후유증으로 생긴 혈관성 치매다. 신장병, 실명, 발기부전 등도 혈관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흡연은 혈관을 병들게 하는 4대 주범이므로 젊어서부터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범위로 유지해야 하며, 반드시 담배를 끊어야 한다. 또 유산소 운동을 통해 혈관의 탄성도를 높여야 하며, 적정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둘째는 뼈와 관절과 근육의 건강이다. 80세가 되면 30세에 비해 근육의 30~40%가 감소되며, 특히 하지(下肢)의 근육 감소가 심하다. 뼈의 단단함을 나타내는 골밀도는 20대에 최고조에 달해 그 이후 매년 0.5% 정도 감소하며, 특히 여성은 폐경기 이후 3~15년 동안 매년 2~3%씩 감소한다. 근육과 뼈의 약화는 노쇠(老衰)와 직결되는데,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는 노년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가장 중요한 ‘질병’으로 노쇠를 꼽고 있다. 일종의 소모재인 관절의 손상과 염증도 노쇠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따라서 젊어서부터 꾸준한 근육운동과 영양섭취, 관절의 관리 등이 필요하다.

 
셋째는 뇌의 건강이다. 기억력, 인지력, 학습능력 등의 감퇴는 자연적인 노화현상이며, 혈관성이 아닌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예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꾸준한 지적활동(독서, 바둑, 카드게임 등), 손을 많이 움직이는 동작(피아노치기, 뜨개질, 젓가락질 등), 시각·청각·미각·촉각·후각 등 오감의 자극(음악, 미술, 요리 등), 적절한 운동과 적절한 휴식 등은 뇌 기능의 유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레시틴, 비타민 E, 비타민 B군, DHA, 엽산, 셀레늄 등의 영양소도 두뇌의 건강에 도움을 준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미국 켄터키주 수녀원에 있는 수녀를 수십년간 관찰한 켄터키 대학 데이비드 스노든 박사는 긍정적인 성격이 치매 증상의 발현을 억제하며, 반대로 부정적인 성격이 치매 증상의 발현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넷째는 시각과 청각 등 감각의 건강이다. 노인이 되면 누구나 시력과 청력이 떨어져 평상 활동에 지장을 받는다. 녹내장, 백내장,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등의 병이 있는 경우엔 시력을 상실하며, 심한 감각신경성 또는 소음성 난청은 청력 상실의 원인이 된다. 청각 보존을 위해선 소음을 회피해야 하며, 청신경 손상을 초래하는 심한 중이염, 항생제 등 약물의 과다 사용, 심장병이나 고혈압 등 순환기계 질환, 바이러스 또는 박테리아 감염 등도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 시각의 건강한 유지를 위해서는 당뇨의 예방에 힘쓰고 정기적으로 안과검진을 받아 녹내장·황반변성 등의 조기발견·조기치료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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