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에 당뇨환자 혈당 수치 개선작용도...
인슐린 조절능력 60% 정도까지 향상
고추(chilli pepper)를 자주 섭취하면 식후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능력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호주 태즈매니아대학 생명과학부의 키런 D. K. 아후자 박사팀이 '미국 임상영양학誌'(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7월호에 "고추가 함유된 매운 음식을 빈번히(regular) 섭취한 이들의 인슐린 조절능력이 60% 정도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요지의 소규모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했기 때문.

  아후자 박사팀은 평균연령 46세, 체질량 지수 (BMI) 26.3의 피험자 56명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었다. 시험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의 경우 처음 4주 동안 고추가 사용되지 않은 순한 음식을 먹도록 한 뒤 다음 4주간은 고추를 함유한 매운 음식을 섭취시키고, 다른 한 그룹은 이 과정을 반대로 진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피험자들이 섭취한 고추는 30g당 33㎎의 캡사이신 성분이 함유된 것이었다.

  연구팀은 시험을 진행하는 동안 공복시와 식후 최대 2시간이 경과했을 때 피험자들의 혈액샘플을 채취해 혈당, 인슐린, C-펩타이드(C-peptide) 등의 수치와 에너지 대사량 등을 측정했다. C-펩타이드는 인슐린 수치를 측정하는 또 하나의 지표인자로 알려져 있다.

  조사 결과 피험자들이 매운 음식을 섭취한 후의 혈당 수치 증가도가 순한 음식을 먹었을 때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을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운 음식을 섭취했을 때의 혈중 인슐린 수치가 69μIU/mL 증가해 순한 음식을 먹었을 때 109μIU/mL가 증가한 것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인슐린 청소율(insulin clearance)을 나타내는 척도의 하나인 인슐린과 C-펩타이드의 비율 또한 매운 음식을 섭취했을 때는 14.1에 달해 순한 음식을 먹었을 때의 12.4보다 적잖이 개선되었음이 눈에 띄었다.

  아후자 박사는 "고추를 자주 먹을수록 C-펩타이드의 수치와 인슐린 분비량은 감소하고, 간 내부의 인슐린 청소율은 증가하는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같은 효과가 눈에 띌 수 있었던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아직 규명하지 못했지만, 아마도 고추에 함유되어 있는 성분들이 간 내부에서 수용체로 작용해 인슐린의 생산 또는 청소에 밀접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일 것"이라고 피력했다.

  아후자 박사는 "따라서 고인슐린 혈증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후속연구와 함께 인슐린 반응의 개선이 혹시 과다체중자나 비만환자들의 열 발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등을 규명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능식품신문 이덕규 기자
입력 2006.07.28 01:30 PM, 수정 2006.07.28 01:3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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