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은 만병통치약인가(?) | |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하다는 비타민. 현대인들에게는 늘 함께하는 익숙한 물질이다. 피곤할 때도, 감기가 걸렸을 때도, 심지어 가볍게 주고받는 선물이나 길거리 홍보물로도 비타민이 오고간다. 당신은 혹시 비타민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있는가. 혹시 필수 영양소라는 비타민으로 오히려 내 몸이 망가진다는 생각은. ‘비타민 쇼크’는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이같은 질문을 던지며 현대인에게 ‘만병통치약’처럼 대접받는 비타민의 심각한 폐해를 전한다. 자신도 모르게 섭취하는 비타민 과잉으로 벌어진 세계 곳곳의 실상들이 끔찍할 정도로 충격적이다. 여기서 이야기 하는 비타민은 신선한 음식 속에 담긴 ‘천연 비타민’이 아니라 우리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합성 비타민’을 말한다. 책은 합성 비타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판매전술 아래 어떻게 팔리고 있는지, 소비자들은 왜 과다 섭취를 하면서도 인식하지 못하는지, 비타민의 부작용 등에 초점을 맞췄다. 책에 따르면 비타민 음료, 종합비타민 속의 합성 비타민은 과일이나 채소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공장과 실험실에서 화학적으로 합성하거나 생물공학적으로 유전자 조작을 통해 대량 제조된다. 저자들은 비타민 제조업계의 최대 구호가 “싸게, 그리고 많이” 생산해 “인류의 건강이 아니라 판매수익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비타민 제조업체들의 소비자 심리를 이용한 판매전술도 뛰어나다. 기업들은 음식만으로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할 수 없다며 비타민 부족이 일어날 경우 공포를 극대화시킨다. 공포감 조성에 이어 건강기능식품·영양제를 선전하며 안심시키기에 나서고 합성 비타민이라는 표현은 철저히 은폐한다. 문제는 기업들의 이같은 선전으로 대다수 소비자는 비타민을 먹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 늘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결국 과다 섭취에 이른다. 일반 먹거리 외에 피로회복제·요구르트·감자 칩·드링크 등에도 합성 비타민이 들어있어 소비자는 자신이 얼마나 많은 양을 섭취하는지도 모른다. 비타민 과다 섭취는 신경마비, 기형아 출산 등을 발생시키고 책은 실제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끔찍한 폐해들을 전한다. 책은 합성 비타민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천연 비타민, ‘건강한 비타민’을 섭취하는 방안까지 담아 눈길을 끈다. 이 방법은 간단하다. 한마디로 비타민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을 찾지 말고, 귀찮지만 시장의 호박과 사과·양파 등을 요리해 먹자는 것. 서울대 의대 유태우 박사는 감수의 글에서 “한국도 합성 비타민의 과량 복용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향후 5년내 한국에서 일어날 일들을 독일이라는 선진국의 현실을 빌려 예고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도현정 옮김. 1만3천원 (경향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