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州 로스앤젤레스에 소재한 시다-시나이 메디컬센터 신경의학부 산하 중개연구센터의 폴 A. 랩차크 소장 연구팀은 지난 9일 L.A.에서 열렸던 미국 심장협회(AHA) 국제 뇌졸중 학술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커큐민’은 카레라이스 특유의 노란색을 띄게 하는 강황(薑黃) 추출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혈전이 뇌내 혈액흐름을 차단해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 용도로 현재 FDA의 허가를 취득한 약물은 조직 프라즈미노겐 활성화 인자(tPA)라 불리는 혈전용해제가 유일한 형편이다. tPA는 정맥 내에 투여하면 혈전을 용해시켜 혈행을 회복시켜 주는 약물이다.
그런데 뇌졸중으로 인해 차단되었던 혈액과 산소가 공급되기까지 시간이 지연되면 언어구사력과 기억력, 운동기능 등에 손상이 뒤따르게 된다.
랩차크 박사팀이 개발한 커큐민 복합물질(hybrid compound) ‘CNB-001’은 직접적으로 혈전을 공격하지 않으면서 뇌세포 및 뉴런들을 유지하는 분자 수준에서 뇌졸중으로 인해 발생한 손상을 회복시켜 주는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다.
그러고 보면 커큐민은 뇌 손상이나 관련질환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 연구사례들이 잇따라 공개된 바 있다. 그러나 커큐민은 ‘혈뇌장벽’을 통과시키기 어렵다는 문제점은 차치하더라도 체내에 잘 흡수되지 않는 데다 고용량을 타깃부위로 도달토록 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르고, 신속하게 소모되는 등 응용에 많은 난관이 지적되어 왔던 형편이다.
랩차크 박사는 “토끼를 모델로 한 실험에서 ‘CNB-001’이 상당부분 커큐민과 동일한 수준의 효용성을 나타냈지만, ‘혈뇌장벽’을 통과해 뇌내로 신속하게 전달되었다는 맥락에서 보면 급성 뇌졸중과 관련해 비교우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뉴런 회복에 중요한 일부 메커니즘을 조절하는 작용도 눈에 띄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가까운 장래에 임상시험이 착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랩차크 박사는 강조했다.
랩차크 박사는 “동물실험에서 ‘CNB-001’이 뇌졸중으로 인한 운동기능 손상도를 감소시켰으며, 뇌졸중 발생 후 최대 1시간 뒤에 투여했을 때도 효과적이었다”며 “이는 임상시험에 적용하면 뇌졸중 발생 후 3시간 정도가 지났을 때 약물이 투여된 것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뇌졸중 발생 후 3시간은 조직 프라즈미노겐 활성화 인자(tPA)에 속하는 혈전용해제들의 투여가 가능한 시간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