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응고 억제약물 지원군 '비타민K'
약물복용 따른 항응고 효과 배가시켜

비타민K는 시금치, 상치, 브로콜리 등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비타민K는 필로퀴논(phylloquinone; 비타민K1)과 메나퀴논(menaquinones; 비타민K2)로 구성되어 있다. 시금치 등에 함유되어 있는 필로키논은 서구식 식생활을 통해 섭취되는 비타민K의 90% 정도를 점유하는 반면 메나키논은 장(腸) 내부의 세균총에서 합성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런데 비타민K가 혈액응고를 저해하는데 사용되는 약물인 항응고제의 약효를 배가시켜 주는 지원군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임이 입증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항응고제의 표준약물로 사용되고 있는 와파린(warfarin)을 복용 중인 환자들 가운데 절반 이상에서 비타민K가 약물의 항응고 작용을 강화시켜 주었다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발표된 것. 아울러 혈액응고를 충분히 억제하지 못하는 것은 부족한 비타민K 섭취량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같은 내용은 비타민K 자체가 혈액응고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탓에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이들의 경우 비타민K 섭취를 삼가토록 권고되어 왔음을 감안할 때 주목되는 것이다.

  영국 뉴캐슬대학과 왕립빅토리아병원 공동연구팀은 '혈액'誌(Blood)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를 총괄했던 엘리자베스 스콘스 박사는 "비타민K 섭취가 혈액응고를 저해하는데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항응고제 복용에 따른 약효의 안정성을 향상시켜 줄 수 있으리라는 가설을 세운 뒤 연구에 착수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에 동참했던 파하드 카말리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비타민K가 뼈에 대한 영양물질 공급과 혈관건강을 위해 필요할 뿐 아니라 정상적인 지혈(止血) 과정에 필요한 혈액응고 단백질의 생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팀은 와파린을 복용 중이기는 하지만, 혈액응고 억제에 충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던 70명의 환자들을 무작위로 분류한 뒤 각각 비타민K 1일 권고량의 2배에 해당하는 150마이크로그램(㎍) 또는 위약(僞藥)을 6개월 동안 꾸준히 섭취토록 하는 방식의 시험을 진행했다.

  그 후 연구팀은 피험자들이 비타민K 또는 위약을 섭취하기 이전의 6개월 동안과 섭취를 시작한 후의 6개월 동안 눈에 띈 결과를 비교관찰했다.

  그 결과 비타민K를 섭취한 그룹의 경우 혈액응고 억제관리의 안정성이 크게 증가했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 가령 비타민K를 섭취한 그룹에 속했던 35명의 환자들 가운데 33명에서 항응고 활성이 크게 개선되었고, 특히 이들 중 19명은 당초 목표했던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라는 것.

  위약을 섭취한 그룹에 속한 33명 가운데서도 시험참여를 위한 조건 이행의 결과로 24명에서 항응고 활성의 일부 개선이 눈에 띄었을 뿐 아니라 7명은 목표수준에 도달했지만, 비타민K 섭취그룹에서 나타난 개선도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스콘스 박사와 카말리 박사는 좀 더 확실한 입증을 위한 후속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결론적으로 항응고제 복용과 함께 비타민K를 다량 섭취한 환자들은 항응고 효과의 모니터링을 위한 병원 방문횟수가 감소했을 뿐 아니라 약물치료에 지출된 비용이 절감되었고, 환자들 자신의 전반적 삶의 질이 향상되는 등 당초 기대했던 것 이상의 성과를 접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기능식품신문 이덕규 기자
입력 2006.12.11 02:01 PM, 수정 2006.12.11 05:4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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