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토닌 복용하면 혈압은 "내려갑니다"
피험자 84%가 혈압수치 10% ↓

수면패턴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진 멜라토닌(melatonin)이 고혈압 여성들의 혈압을 떨어뜨리는 데도 효과적일 것임이 시사됐다.

  이탈리아 모데나 소재 모데나 클리닉 산부인과의 안젤로 카냐시 박사팀은 '미국 고혈압誌'(American Journal of Hypertension) 2005년 12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 하버드대학 의대팀은 멜라토닌을 보충제 형태로 주 3회 복용할 경우 고혈압 남성들의 수축기 혈압을 6㎜Hg, 확장기 혈압을 4㎜Hg 정도씩 강하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요지의 연구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멜라토닌은 미국,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 기능식품으로 발매되고 있는 반면 유럽 각국과 호주 등에서는 의약품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카냐시 박사는 "비록 이번 연구가 18명의 중년여성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이었지만, 이를 통해 도출된 결론은 멜라토닌을 보충제 형태로 꾸준히 복용할 경우 주간 및 야간의 혈압리듬을 개선하는데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임을 유력하게 시사하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와 관련, 야간에 수면을 취하는 동안 멜라토닌이 분비되면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압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냐시 박사팀은 이에 멜라토닌 보충제 복용을 통해 야간에 혈압을 추가로 강하시킬 수 있는지 유무를 관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피험자들을 9명씩 2개 그룹으로 분류한 뒤 이들이 잠들기 1시간 전에 정제(錠劑) 형태의 멜라토닌 보충제 또는 위약(僞藥)을 1정씩 복용토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47~63세 사이의 여성들로 충원된 피험자들 가운데 절반은 고혈압으로 분류되는 이들이었다. 또 시험에 사용된 멜라토닌 정제는 복용 후 1㎎의 멜라토닌이 신속히 분비되고, 2㎎은 서서히 방출되도록 한 형태의 것이었다.

  피험자들은 처음 3주 동안 멜라토닌 보충제 또는 위약을 각각 복용한 뒤 다시 3주 동안은 약물을 뒤바꿔 재차 복용했다.

  그 결과 위약을 복용한 기간 동안에는 피험자들 가운데 심장박동수에 변화를 수반하지 않으면서 야간 혈압이 10% 떨어진 이들의 비율이 39%에 불과했던 반면 멜라토닌 보충제를 복용했을 때에는 이 수치가 84%에 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피험자들의 수축기 혈압은 3.77±1.7㎜Hg, 확장기 혈압은 3.63±1.3㎜Hg, 평균혈압은 3.71±1.3㎜Hg 안팎으로 각각 감소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주간 혈압의 경우에는 유의할만한 수준의 차이가 눈에 띄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혈압을 10% 떨어뜨릴 경우 각종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위험률을 낮추는데 매우 적절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카냐시 박사는 "멜라토닌이 혈압을 감소시킨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아직 규명하지 못했지만, 아마도 멜라토닌이 수면패턴 조절에 관여하는 것 이외의 다른 작용을 발휘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아울러 멜라토닌 보충제를 장기간 복용할 때의 효과를 관찰하기 위한 후속연구 등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기능식품신문 이덕규 기자
입력 2006.02.06 11:54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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