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麥) 까먹지 마! 유방암 예방 파수꾼
DNA 손상 회복 메커니즘 촉진 가능성 시사
"임산부가 임신기간 중 밀겨를 도정(搗精)하지 않고 섭취했을 경우 출생한 아기가 성장한 뒤 유방암에 걸릴 확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미국 워싱턴D.C.에 소재한 조지타운대학 의대 부속 롬바디암센터의 리나 힐라키비-클라크 박사팀은 '국제 암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ancer) 11월호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동물실험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즉, 실험용 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도정하지 않은 밀(whole wheat)을 공급했던 어미 쥐로부터 태어난 암컷 쥐들의 경우 성장한 후 유방암이 발생한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는 것.

  이 연구는 임신한 어미 쥐들에게 전체 사료섭취량의 6%를 도정하지 않고 만든 밀가루(whole wheat flour), 귀리 분말, 지방을 제거한 아마(亞麻) 분말(defatted flax flour) 또는 셀룰로스로 공급하는 방식이 선택된 가운데 진행되었던 것이다.

  그 후 이 어미 쥐들로부터 태어난 암컷 쥐들이 생후 50일이 경과했을 때 유방암 유발에 관여하는 발암성 화학물질로 알려져 있는 7,12-디메틸벤즈(a)안트라센(DMBA; 7,12-dimethylbenz[a]anthracene) 5㎎에 노출시켰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쥐들이 사람으로 치면 사춘기에 해당하는 시점인 생후 3주, 그리고 종양에 대한 민감도가 크게 증가하는 생후 8주 등이 경과한 시기에 암의 발생 또는 그 징후를 면밀히 관찰했다.

  그 결과 어미 쥐가 임신기간 중 도정하지 않은 밀가루를 섭취했던 새끼 쥐 그룹의 경우 유방암 발생률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지방을 제거한 아마 분말을 섭취한 그룹에서는 발암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귀리 분말을 섭취한 그룹에서는 유방암 발생률의 증감이 눈에 띄지 않았다.

  이 같은 내용은 섬유질(fiber)이 혈중 에스트로겐 수치를 낮춰 유방암 발생률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던 이전의 연구사례들과 궤를 달리하는 대목인 셈이다. 에스트로겐은 유방암 발생을 촉진하는 작용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힐라키비-클라크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음식물 섭취가 유방암 발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학설에 대해 더 한층 굳은 믿음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임신기간 중 고지방성 음식물 섭취를 지속할 경우 유방암 발생률이 증가할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그 같은 효과가 눈에 띈 사유에 대해 힐라키비-클라크 박사는 "아마도 도정하지 않은 밀가루가 DNA 손상이 나타났을 때 이를 회복시키는 메커니즘을 촉진하기 때문일 것으로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기능식품신문 이덕규 기자
입력 2006.11.09 11:19 AM, 수정 2006.11.09 05:52 P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