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 마시면 스트레스도 '꿀꺽'
코르티솔 수치 감소로 빠른 안정·진정효과
홍차(紅茶)가 일상생활에서 빈번히 직면하는 스트레스를 신속하게 해소시키는 효능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한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내용은 차 음료 특유의 안정·진정효과와 관련한 항간의 속설을 한층 확고히 뒷받침해 주는 것이다.

  영국 런던대학 역학(疫學)·공중보건학부의 앤드류 스텝토 박사팀은 '신경약리학'誌(Psychopharmac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홍차가 스트레스에 관여하는 호르몬의 일종인 코르티솔(cortisol)의 혈중 수치를 감소시키는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평소 홍차를 즐겨 음용하는 이들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훨씬 빠르게 이를 떨쳐낼 수 있으리라는 것이 스텝토 박사의 설명이다.

  갑자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에 직면한 이들의 경우 회복속도가 지연되는 것이 통례인 데다 이로 인해 관상동맥질환 등의 만성질병 발생으로 귀결되는 사례가 빈번한 형편임을 상기할 때 주목되는 연구결과인 셈.

  스텝토 박사팀은 평소 홍차를 즐기는 75명의 젊은 남성들을 2개 그룹으로 분류한 뒤 6주 동안 면밀한 모니터링 작업을 진행했었다.

  연구는 피험자들로 하여금 홍차는 물론 커피, 카페인 음료 등을 일체 음용하지 않도록 한 뒤 한 그룹에는 과일향과 카페인이 가미된 차 복합물(tea mixture)을 공급했다. 이 차 복합물은 일반적인 홍차와 구성성분이 동일한 것이었다.

  반면 다른 한 그룹에는 카페인이 가미되었지만, 홍차 특유의 함유성분은 배제된 것이 제공됐다.

  특히 피험자들에게 공급된 복합물은 차와 동일한 색깔을 띄도록 만들어졌지만, 냄새와 맛 등은 달리했다. 이것은 흔히 차를 마시는 이들이 기대하는 안정·진정효과가 개입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즉, 차를 마셨다는 느낌만으로 정신적인 안정감이 나타나는 플라시보(僞藥) 효과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도가 담겼던 것.

  연구팀은 피험자들이 공급된 복합물을 마신 직후 인위적으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는 상황에 노출시킨 뒤 코르티솔 및 혈압 수치, 혈소판의 활동성(activation), 피험자들이 스스로 평가한 스트레스의 정도 등을 측정했다. 아울러 피험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느낌을 카메라 앞에서 말로 설명하도록 했다.

  그 결과 피험자들의 혈압과 심장박동수, 스트레스의 강도(强度) 등은 두 그룹에서 예외없이 증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50분의 시간이 경과했을 때 홍차와 구성성분이 동일한 복합물을 음용했던 그룹에서는 코르티솔 수치가 평균 47%나 감소했던 것으로 나타나 대조그룹의 27%와는 상당한 차이를 내보였다. 게다가 혈전(血栓)이나 심장마비 등의 발생과 깊은 관련이 있는 혈소판의 활동성도 차 복합물 음용그룹의 경우 감소했던 것으로 관찰됐다.

  결론적으로 홍차와 동일한 복합물을 음용한 그룹의 경우 회복기간 동안 이완도가 훨씬 신속하고 눈에 띄게 진행되었음을 의미하는 대목.

  그럼에도 불구, 스텝토 박사는 "구체적으로 홍차에 함유된 어떤 성분의 작용으로 인해 그 같은 이완효과가 나타나게 되는 것인지는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다"며 이번에 도출된 결론이 아직은 제한적인 수준에 불과한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카테킨과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아미노산 등 다양한 성분들이 뇌 내부에서 신경전달물질들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일 것으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기능식품신문 이덕규 기자
입력 2006.10.09 03:36 PM, 수정 2006.10.09 05:4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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